STORY PREVIEW
달님께 드리는 백일 기도
동화tradition전통

저녁 밥상이 차려졌습니다.
따뜻한 국 냄새가 방 안에 가득했지만, 아버지의 자리는 비어 있었습니다.
도의는 숟가락을 들지 못하고 그 빈자리만 바라보았습니다.
아버지는 며칠 전부터 갑자기 자리에 눕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무렇지 않은 척 밥을 떠 주셨지만,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도의는 밥 한 술을 입에 넣었다가, 꿀꺽 삼키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괜찮아지실까?'
마음속 물음이 가슴을 무겁게 눌렀습니다.

도의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눈을 감으면 아버지의 창백한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뒷마당으로 나갔습니다.
바람이 차가웠지만,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하늘에 유난히 크고 밝은 보름달이 떠 있었습니다.
달빛이 뒷마당 전체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습니다.
도의는 달을 올려다보며 가만히 생각했습니다.
'달님은 모든 것을 내려다보신다고 했어. 혹시 달님께 소원을 빌면……'
가슴속에서 작은 불씨 하나가 피어올랐습니다.

도의는 마당 한가운데 섰습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달님을 향해 고개를 숙였습니다.
'달님, 들어주세요.'
도의의 목소리는 작고 떨렸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이 담겼습니다.
'제게 가장 소중한 것을 가져가도 좋습니다. 그러니 아버지 병만 낫게 해주세요.'
소원을 다 빌고 나서도 도의는 한동안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그때, 달님 앞으로 구름 한 조각이 살며시 스쳐 지나갔습니다.
달빛이 잠깐 흔들리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달님이 들으셨을까?'
도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방으로 돌아갔습니다.